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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능력주의 역설 능력주의에 대한 확신이 과도한 사회에서는 사회 불평등에 대한 인지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식 축구 코치 배리 스위처는 이를 절묘한 비유로 표현한 바 있다. “어떤 사람은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도 자기가 3루타를 친 줄 안다.” 능력주의에 대한 확신은 불평등을 잘 인식 못 하는 걸 넘어 적극적으로 생산하기도 한다. 사회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자신이 공정하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더 불공정하고 편향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능력주의의 역설’이다. 더보기
사회적 신뢰, 투명성 북유럽 국가들은 극단적인 개인주의 문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투명성, 복지도, 삶의 질이 높다. 연봉의 절반 정도를 세금으로 낼 수 있는 것도 결국 사회가 투명하기 때문이다. 사회 시스템을 믿기 때문에 세금도 많이 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극단적 개인주의가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투명한 사회가 필수다. 사회적 연대는 이타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투명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이것이 좀 더 현실적이고 우리의 욕망과도 잘 부합한다. 더보기
팬데믹 시대, 사회적 연대가 중요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말이 자칫 단절과 고립의 의미처럼 부정적으로 쓰일 수 있으므로 물리적, 신체적으로만 거리를 두는 것임을 명확하게 하려는 의도다. 거리 두기의 핵심은 사회적 단절과 고립이 아니라 감염 방지를 위한 물리적 거리 유지다. 오히려 사회적 연대는 더 필요하고, 느슨한 연대는 더 중요해졌다. 미국 뉴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인 에릭 클라이넨버그(Eric Klinenberg)는 팬데믹 이후 뉴욕타임스에 ‘우리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보다 사회적 연대가 필요하다(We Need Social Solidarity, Not Just Social Distancing)’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미국 사회의 바탕은 개인주의이지만 그렇다고 공공의 이익을 외면하고 사회적 유대감이 없는 사회가 된다면 팬데믹 시대에 더 .. 더보기
코로나로 인한 학습격차 입시 전문 교육 기업 진학사에 따르면, 2020학년도 수능 때 영어 성적 분포는 1등급 7.4%, 2〜4등급 56.6%, 5등급 이하가 36.0%였다. 그런데 2020년 6월 모의 평가 때에는 영어 1등급 8.7%, 2〜4등급 44.8%, 5등급 이하 46.5%였다. 물론 이것만 보고 팬데믹 시기에 학력 격차가 커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1등급과 5등급 이하가 늘었다는 점은 흥미롭게 보인다. 원래 잘했던 학생들은 더 잘하게 되고 그렇지 않았던 학생들은 더 못하게 되었다는 해석에는 사교육이 개입되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더보기
IMF 세대와 팬데믹 세대의 공통점과 차이점 IMF 세대는 바로 이 1997년 당시에 15〜25세인 인구, 1970년대 초중반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 출생자를 말한다. IMF 구제 금융 시대의 영향을 직격으로 맞은 것은 1970년대 초중반 출생자들이다. 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는 시점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줄줄이 쓰러졌고, 국가 도산이라는 초유의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당연히 채용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선배들을 목격한 것이 바로 당시 고등학생과 대학생이었다. 이는 대학생들로 하여금 안정적인 공무원과 고시에 매달리게 만들었고, 고등학생은 취업이 잘되는 전공이나 안정된 직장을 가질 수 있는 전공을 우선하게 만들었다. 1990년대에 우후죽순 대학교가 설립되었는데, 이때 만들어진 대학들은 사실 IMF 구제 금융 시대이자 미래에 대한.. 더보기
팬데믹 세대 15세 이상 인구 중 수입이 발생하는 일에 종사하거나 구직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경제 활동 인구라고 한다. 이때 15〜25세는 경제 활동 인구 중에서도 막내에 해당된다. 사실 이 나잇대에는 고등학생, 대학생, 군인이 가장 많을 것이고 경제 활동에 나선 이는 소수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 활동 인구 중 20대 중후반을 실질적 막내로 볼 수도 있다. 단지 취업의 문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영향력, 재산 보유액 등에서도 막내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약자였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정치는 더더욱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랬던 우리 사회의 막내들에게 변화가 생겼다. 우리 사회는 그들을 Z세대라고 불렀고, 막내 중 일부는 밀레니얼 세대에 속했다. 나이를 중심으로 구분했던 세대.. 더보기
담론 부활이 필요한 시점 복지와 기본 소득으로 시작해 국민연금, 인구 감소, 출산율, 부동산, 일자리, 노동 문제, 자동화로 이어졌다가 다시 기본 소득으로 마무리되었다. 기본 소득을 실시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하든 안 하든 우리 사회가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합의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도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각자도생으로 알아서 하라는 것도 무책임하다. 어떤 리더든 어떤 정부든 욕먹는 것을 각오하고서라도 구조적 문제를 풀어야 한다. 사실 이것은 하나의 예시일 뿐이다. 더 방대한 이슈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문제를 푸는 것은 더 미룰 수 없다. 거대 담론의 시대가 부활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의 문제면서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 더보기
저출산 극복을 위한 출발선 출산은 개인의 행복과 자녀의 행복을 기대하는 일이다. 결코 국가에 세금을 낼 사람을 만들기 위해 출산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를 위해 아이를 낳아야 한다면 국가가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지, 그 책임을 위해 투입되는 재원은 어디서 나오고 그것을 위해 전 국민이 세금을 더 낼 것을 받아들일 것인지 등등 우리가 논의하고 합의해야 할 문제가 많다. 그런데 그동안 이런 과정 없이 당위와 강요만 있었다. 근본 문제 해결은 복잡하고 힘드니까 늘 핵심은 건드리지 않고 변죽만 울리고 임시방편의 답만 꺼내 왔던 것도 많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