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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능력주의에서 벗어나는 길, 노동권 보장 능력주의에서 벗어나 평등한 노동이 가능하려면, 노동자들의 ‘권리’에 대한 이해가 분명해야 한다. 노동자의 권리는 보편적인 것이다.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생활할 만한 임금을 받고 안전하게 일하고 휴식을 누리는 것, 자율성과 협력이 조화를 이루는 일터는 모든 노동자의 권리여야 한다. 경쟁에서 밀려나면 ‘인간다운 삶의 권리’나 ‘안정적인 노동의 권리’를 양도한다는 합의란 있을 수도 없다. 노동자의 권리는 헌법에 보장된 것이며, 어떤 논리로도, 어떤 근거로도 그 권리의 훼손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그러하기에 기업과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추진하는 능력주의 정책에 순응할 의무도 없다. 능력주의는 "합리성을 가장한 차별’이며 ‘권리의 훼손’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 권리는 아래를 끌어올림으로써 보장될 수 있다... 더보기
능력주의 유지하게 만드는 힘, 경쟁 능력주의가 유지되려면 경쟁이 필수적이다. 잘한 이들에겐 칭찬을 하거나 인센티브를 주고, 경쟁에서 뒤처진 이들을 격려하는 경쟁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노동에서의 경쟁은 잘한 이들에게는 누구나 누려야 하는 보편적 권리를 마치 그들에게만 주는 것처럼 보장해 주고, 경쟁에서 뒤처진 이들은 생존 자체가 어렵도록 만든다. 지금도 경쟁에서 뒤처진 이들은 불안정한 노동과 미래가 없는 노동에 시달린다. 지속적인 차별에 분노가 쌓이지만 이 사회는 그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기 때문에 그 분노는 사회적 분노로 발전하기 어렵다. 이런 경쟁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정당하지도 않다. 그런데도 노동자들이 이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경쟁에서 뒤처지면 곧바로 생존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 경쟁의 사다리는 매우 불완전하다. .. 더보기
계층 이동성을 막는 교육체계 스티븐 J. 맥나미와 로버트 K. 밀러 주니어는 「능력주의는 허구다」에서 주로 미국 사례를 들어 능력주의 신화가 왜 현실에시 작동하지 않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교육(학교)이 계층 이동의 수단이 아니라 계급 불평등을 공고히 하는 격벽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다양한 자료와 근거를 통해 보여 준다. 또한 능력적 요인이 아닌 비능력적 요인, 예컨대 부모의 경제적 자원과 가족의 계층 배경, 부의 세습, 특권의 대물림, 우수한 교육, 사회적 자본과 문화적 자본, 행운, 차별적 특혜, 태어난 시기, 시대적•사회적 상황 등이 개인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능력주의는 그저 허울만 있을 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저자들은 “지금의 능력주의 신화는 잘못된 가정을 바탕으로 부유층과 특권층은 칭송.. 더보기
헤게모니 쟁취에 이데올로기 역할 그람시는 자본주의 경제가 발달하면 모순이 격화되어 자동적으로(필연적으로) 혁명이 발발할 거라는 좌파들의 기대가 전혀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자본주의가 가장 발전한 영국에서 혁명이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자본주의가 발전하지 못한 러시아에서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난 사실만 봐도 그랬다. 더구나 러시아 혁명 이후에도 다른 서유럽 국가에서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다. 뛰어난 혁명가가 으레 그러하듯, 그람시 역시 마르크스주의에 교조적으로 매달리지 않았다. 대신에 현실을 통해 이론을 다시 궁리했다. 이토록 착취당하는데 왜 사람들이 들고일어나지 않을까? 지배자들의 탄압이 두려워서? 모든 지배 집단은 아래로부터의 저항이 본격화하면 가혹하게 진압하기 마련이다. 러시아나 다른 나라나 이 점에서 별 차이.. 더보기
수치화한 능력의 문제점 교육에서 학력 평가가 능력 평가로 전화되는 과정도 비슷하게 전개되었다. 대입 학력고사는 본래 1981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정권이 엘리트를 해체하고 민심을 달래기 위해 과외 금지 조치와 함께 도입한 제도였다. 학력고사 제도는 1993년 대학수학 능력시험으로 바뀌고 이후 입학 사정관제와 학교생활기록부 종합 평가가 도입되면서 ‘종합적 능력 평가’가 시작된다. ‘학력에서 능력으로’의 변화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획일적인 점수 평가가 아니라 전인적 평가를 하겠다는 말은 겉으로는 좋아 보였지만 결국 인성, 성실성, 리더십, 창의력, 개성과 잠재력까지 모두 평가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능력에 대한 종합적 평가라는 것은 능력주의 신화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제도적 장치였다. 개성과 인성까지 평가할 .. 더보기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도구 지배자들이 평등을 깨트리고 서열화를 추구하는 이유는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데 서열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평등은 인민을 다수로서 단결하게 한다. 서열화는 피지배 계급 서로가 서로를 착취하도록 만든다. 자기 위의 사람은 복종하고 동경하며, 자기 아래의 사람에 대해서는 군림하고 무시한다. 위계는 지배자로부터 받은 차별과 멸시를 힘을 합쳐 되갚는 대신 아래로 향하도록 만든다. 나는 저 사람보다는 못하지만 너보다는 낫다는 것이 사회적 심리의 기저를 이룰 때 지배자들은 손쉽게 전체를 다스릴 수 있다. 지배자에게 두려운 것은 사다리를 오르려는 상승의 욕망을 가진 이들이 아니라 평평해지려는 사람들이다. 저들보다 못하지만 이들보다는 낫다는 것은 중간 계급의 심리다. 더보기
능력주의와 엘리트주의 지배의 정당성이 왕정에서는 신으로부터 나오고 귀족정에서는 혈통에서 나오는 반면 근대 국가에서는 인민으로부터 나온다면, 능력주의는 지배의 정당성을 개인의 능력으로부터 추출하여 지배의 자격을 인민이 아니라 개인으로 이동한다. 이로써 능력주의는 다시 소수의 지배, 탁월한 자의 지배aristocracy로 돌아간다. 비록 신분과 혈통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고, ‘공정성’을 통해 평등을 가장하지만, 능력주의는 기본적으로 엘리트주의에 기반한 귀족정의 원리다. 더보기
능력주의 담론의 위험성 우리 모두는 분명 평등한 사회를 원한다.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불평등이 공정한 자원 배분의 결과로 여겨지는 경우에는 그것을 용인하게 된다. 즉, 사람들이 평등보다 중시하는 것은 공정함이고, 만약 평등과 공정함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할 경우 사람들은 불공정한 평등unfairecluality보다는 공정한 불평등fair inequality을 선택하게 된다. 따라서 비록 사회 내에 불평등이 존재하더라도 공정하다고 여겨진다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재분배 시도는 곧 공정한 자원 배분을 해치는 행위가 된다. - mz세대 사고 방식. 능력에 따른 분배와 불평등 한국에서 높은 수준의 불평등이 재분배 요구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불평등을 공정하다고 믿게 만드는 체제 정당화 경향 때문이다. 여기서 체제 정당화 경향은 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