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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노력의 배신

노력해라! (네네,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라! (이미 최선인데, 여기서 더요?)

인내해라! (평생을 참기만 하며 살았다고요)

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시키는 대로 살았다. 인내하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시는 것이 진리라 생각했고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어째 점점 더 불행해지는 느낌이 드는 건 그야말로 기분 탓일까?

꼭 그렇게밖에 살 수 없었나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아니, 후회라기보단 억울함이다. 10분만 더 올라가면 정상이라고 해서 참고, 10분이 지나도 정상은 나오지 않았다. 조금만 더 가면 진짜 지금부터 딱 10. 그 말에 속고, 또 속고. 그렇게 40년 동안 산을 오르고 있는 기분이다. 그야말로 환장할 기분이다.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조금만 더 올라가 볼 수도 있다. 계속 열심히 살다 보면 뭔가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지쳤다. 체력도 정신력도 바닥이다.

우리가 지금 괴로운 이유는 우리의 믿음, 노력이 우리를 자주 배신하기 때문이다. 나는 죽어라 열심히 노력하는데 고작 이 정도고, 누구는 아무런 노력을 안 하고도 많은 걸 가져서다. 분명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배웠는데, 또 노력하면 다 이룰 수 있다고 배웠는데 이상하다. 뭔가 속은 것 같다. 잘못 살아온 것만 같다. 그렇다고 노력을 멈출 수도 없다. 노력하지 않으면 그나마 지금 정도도 유지하지 못할 것 같다. 어떻게 사는 게 맞는지 알 수 없어서 괴롭다.

내가 이만큼노력했으니 반드시 이만큼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괴로움의 시작이다. 보상은 언제나 노력한 양과 동일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노력한 것보다 작게 혹은 더 크게 주어진다. 어쩌면 아예 보상이 없을 수도 있다.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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