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유세 강화가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 시킨다
보유세 강화 정책의 가격 안정화 효과가 단기 혹은 일회에 그친다는 주장
부동산 시장이 완전경쟁 시장인 경우, 보유세 강화 계획이 발표되면 조세의 자본화 효과가 발휘되어 부동산 매매가격이 미래 세금 부담 증가분의 현재 가치만큼 즉각적으로 떨어진다. 이 경우 보유세 강화 정책의 가격 안정화 효과는 김 교수의 주장대로 단기 혹은 일회에 그친다. 그러나 현실 시장에서는 조세의 자본화 효과가 충분하게 발휘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장 참가자들이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유세 강화 정책이 가격 안정화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실제로 계속해서 부과되는 것이 중요하다. 강화된 보유세가 매년 실제로 부과되기 시작하면 보유비용 효과가 발휘되기 때문이다. 즉, 보유세 부담이 증가하면 부동산 소유자들은 부동산 보유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느끼고 보유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그 결과 부동산 가격은 하락한다. 이때 가격 하락은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서 진행된다. 그러므로 보유세 강화 정책의 가격 안정화 효과가 단기 혹은 일회에 그친다는 주장은 현실과 맞지 않다.
또 설령 가격 하락이 단기적(일회적)인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단기적(일회적)이냐 아니냐는 종부세에 대한 비판으로서는 초점을 벗어난 것이다. 종부세의 주된 목적은 가격을 장기적으로 또 반복적으로 내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가격 중 투기적 가수요 때문에 부당하게 부풀려져 있는 가격을 내리는 데 있기 때문이다.
김경환 교수는 미국 주요 도시들의 재산세 실효세율과 부동산 가격 상승률 간에 양(+)의 상관관계가 성립한다는 사실을 근거로, 보유세 부담을 높인다고 해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 교수 자신도 인정하듯이 이 상관계수는 다른 변수들을 통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한 것이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검정되지도 않았다. 보유세 강화가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없다는 식의 상식을 뒤엎는 주장을 하면서 이렇게 허술한 논거를 제시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김 교수는 미국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자기 의도와는 달리 대단히 중대한 정보를 한 가지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도시 중 재산세 실효세율이 무려 4퍼센트를 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나라 보유세 실효세율의 목표치를 1퍼센트보다 더 높게 잡더라도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